위스키는 다 같은 위스키일까? – 위스키의 종류①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

2020/02/24 - [알술신잡/위스키에 대하여] - 위스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위스키 제조 과정

위스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위스키 제조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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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를 처음 접해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위스키를 ‘양주’라는 범주로 묶어 동일 시 한다. 발렌타인과 맥캘란이 같은 술이고, 잭다니엘과 로얄살루트도 같은 술이다. 가격의 차이만 있을 뿐. 물론 큰 범주에서 보면 곡물을 재료로 만든 숙성 증류주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하지만, 위스키는 다 같은 위스키가 아니다.

 

 

가장 단순하게 보면 재료에 따라 위스키를 구분 할 수 있다. 보리로 만들었느냐, 아니면 다른 곡물로 만들어졌느냐. 순수 보리로 만든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Malt Whisky)’라고 부르며, 보리 이외의 곡물로 만든 위스키는 ‘그레인 위스키(Grain Whisky)’라 부른다.

 

 

다음으로 혼합 방식에 따라 위스키를 구분 할 수 있다. 요즘 대세인 ‘싱글몰트 위스키’도 이 혼합 방식에 따른 분류 측면에서 붙인 이름이다. 크게 세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1.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

   2.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Blended Malt Whisky)

   3.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

 

 

싱글몰트 위스키란 하나의 증류소에서 나온 몰트 위스키 원액으로만 병입한 위스키다. 각 증류소별로 제작 과정, 원료 등이 다르기 때문에 맛의 개성이 강하다. 글렌모렌지, 탈리스커, 맥캘란 등이 싱글몰트 위스키에 해당한다.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는 여러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를 블렌딩하여 제조한 위스키다. 단, 몰트 위스키 이외의 술은 혼합하지 않는다. 과거 Pure Malt, Vated Malt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으나, 지금은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로 용어를 통일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몽키 숄더, 페이머스 그라우스, 커티삭, 올드 파 등이 있다.

 

블렌디드 위스키란 다양한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하여 제조한 위스키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위스키가 블렌디드 위스키에 해당한다.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조니워커 등 모두가 블렌디드 위스키다. 싱글몰트보다 개성은 약하지만 그만큼 호불호가 갈리지 않으며,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하여 목넘김이 좋고 부드러운 특징이 있다.

 

 

위스키의 국가별 분류

  

하지만 위의 두 방법조차도 스카치 위스키를 구분하는데는 유의미하지만 세계 모든 위스키를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보통 위스키를 구분 할 때는 가장 큰 단위로 ‘국가별’ 분류를 기준으로 삼는다. 크게 다섯 가지로 위스키를 구분 할 수 있다.

 

   1. 스카치 위스키(Scotch Wishky)

   2. 아이리쉬 위스키(Irish Whiskey)

   3.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n Whiskey)

   4. 캐나디안 위스키(Canadian Whisky)

   5. 재패니즈 위스키(Japanese Whisky)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

 

스카치 위스키의 정의

 

모든 위스키 구분의 시작은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를 기준으로 시작한다.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제작한 위스키만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모든 스코틀랜드에서 생산한 위스키가 스카치 위스키 이름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몇 가지 조건을 더 갖춰야 진정한 스카치 위스키가 될 수 있다.

 

1.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물과 맥아(또는 통곡물)를 원료로 증류되어야 하며,

2. 증류된 스피릿은 94.8% 미만의 알코올 함량을 가져야 하며,

3. 700리터 미만의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스코틀랜드 내에서 숙성해야 하며,

4. 최종적으로 40% 이상의 도수를 지녀야 하며, 물과 캬라멜 이외는 첨가 할 수 없다.

<출처: The Scotch Whisky Regulation 2009 by Scotch Whisky Association / 전문 링크 : https://www.scotch-whisky.org.uk/media/1360/scotchwhiskyregguidance2009-amended.pdf>

 

Van Wees에서 출시한 해초가 들어있는 위스키 '켈프(CELP). 출처 : 아마존 판매 사진

Van Wees에서 출시한 ‘켈프(CELP)’라는 위스키가 있다. 이 위스키에는 해초가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물과 캬라멜 이외의 첨가물을 넣었기 때문에 스카치 위스키가 되지 못했다.

 

 

 

스카치 위스키의 종류

 

스카치 위스키의 구분 [출처 : Scotch Whisky Regulation 2009]

 

스카치 위스키에는 총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1)싱글 몰트 2)싱글 그레인, 3)블렌디드 몰트, 4)블렌디드 그레인, 5)블렌디드. 이 중 싱글 몰트, 블렌디드 몰트, 블렌디드 위스키는 앞서 설명한 바 있다. 싱글 그레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나온 그레인 위스키 원액으로만 만든 위스키이며, 블렌디드 그레인 위스키는 여러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한 위스키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와 싱글 그레인 위스키는 재료 뿐만 아니라 증류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단식 증류 방식(Pot Still Distillation)을 사용하며, 싱글 그레인 위스키는 연속 증류 방식(Patent Still Distillation)을 사용한다.

 

단식 증류기(좌)와 연속 증류기(우). 

 

단식 증류 방식

 

단식 증류란 말 그대로 ‘하나의 통에서 한 번’ 증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액체를 통 하나에 넣고 끓여서 결과물을 얻는 방식이다. 앞서 위스키 제조 과정에서 설명한 증류 방식이 바로 단식 증류다. 워시(Wash)를 워시 스틸(Wash Still)이라는 하나의 통에 넣고 한 번 증류해 로우 와인(Low Wine)을 얻는다. 로우 와인을 다시 스피릿 스틸(Spirit Still)이라는 하나의 통에 넣고 한 번 증류해 스피릿(Spirit)을 얻는다.

 

오해하면 두 번의 연속적인 증류 방식으로 볼 수 있겠으나, 단식 증류를 두 번 진행한 것 뿐이다. 이렇게 얻은 Spirit은 연속식 증류에 비해 알코올 함유량이 낮으나, 알코올 이외의 방향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다양한 풍미를 지닌다.

 

싱글몰트 위스키가 되기 위해서는 꼭 이 단식 증류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로크 로몬드(Loch Lomond)에서 나온 싱글 그레인 위스키가 있다. 사실 이 위스키는 맥아를 사용하여 만든 ‘몰트 위스키’였으나, 연속 증류를 사용하는 바람에 싱글몰트 위스키 이름을 얻지 못하고, 싱글 그레인 위스키로 출시하였다.

 

Loch Lomond의 싱글 몰트가 되지 못한 싱글 그레인 위스키

 

 

연속 증류 방식

 

연속 증류는 단식 증류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개념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두 개 이상의 통(Column)이 관으로 연결되어 있어, 연속적으로 증류하는 방식이다. 단식 증류에서는 1차 증류가 끝나면 로우와인을 추출하여 보관한다. 그리고 이 로우와인을 다시 스틸(Still)에 넣어 증류를 한다. 반면 연속식 증류는 중간에 끊김이 없다. 첫 번째 통(Column)에서 증류된 기체는 관을 타고 두 번째 통(Column)으로 들어가 다시 증류된다. 그래서 연속 증류인 것이다.

 

한 가지 또 다른 차이점은 통의 구조에 있다. 연속 증류기의 통 안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린 원형 판이 붙어 있다. 이 원형 판은 알코올 추출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연속증류를 거친 스피릿(Spirit)은 단식 증류 대비 순수 알코올에 가깝다. 알코올 이외의 다른 물질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유의 향은 적은 편이다.

 

 

아무래도 단식 증류가 생산 효율이 떨어지고, 완성된 스피릿의 도수가 낮아 40% 기준을 맞추려면 더 많은 양의 원액이 필요하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가격이 싱글그레인 위스키 대비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스카치 위스키의 생산 지역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제조 지역 구분 지도 [출처:Philodex]

 

스카치 위스키의 생산지는 여섯 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일랜드(Highlands), 로랜드(Lowlands), 아일레이(Islay), 캠벨타운(Campbeltown), 스페이사이드(Speyside), 아일랜드(Islands). 스페이사이드는 과거 하일랜드로 통칭하였던 지역이었지만, 단일 지역 내 증류소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따로 분류하여 표기하기 시작했다. 아일랜드는 특정 지역이 아닌 스코틀랜드 본섬 이외의 섬들에 있는 증류소를 묶어 표현하는 명칭이다.

 

 

하일랜드 스카치 위스키(Highlands Scotch Whisky)

하일랜드는 스코틀랜드 지역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지역 분류로, 증류소의 숫자도 많을 뿐더러, 각 증류소의 개성이 매우 다르다. 따라서 “난 하일랜드 위스키가 좋아!”라고 하는 것은 “난 스카치 위스키가 좋아!”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취향을 종잡기 어려운 표현이다. 하일랜드에는 25개 이상의 증류소가 있고, 대표적인 브랜드는 글렌모렌지(Glenmorangie), 달모어(Dalmore), 오반(Oban), 글렌고인(Glengoyne)이 있다.

 

 

로랜드 스카치 위스키(Lowlands Scotch Whisky)

로랜드는 하일랜드만큼이나 넓은 지역이지만, 현재 약 5개 이하의 증류소만이 남아 있다. 로랜드 위스키는 피트향이 적고, 라이트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그만큼 위스키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입문용으로 제격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글렌킨치(Glenkinchie), 오큰토션(Auchentoshan)이 있다.

 

 

아일레이 스카치 위스키(Islay Scotch Whisky)

남쪽의 작은 섬인 아일레이(Islay)는 면적도 작고, 증류소도 10개 미만으로 많지 않지만, 스카치 위스키의 작은 거인이다. 이 지역은 피트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섬 전체 지역을 피트(Peat, 이탄)가 뒤덮고 있어, 몰트 건조 시에 많은 양의 피트가 사용된다. 때문에 이 지역에서 만드는 위스키들은 강렬한 스모크 향을 낸다. 증류소의 수는 적으나 유명한 브랜드는 많다. 아드벡(Adbeg), 라프로익(Laphroaig), 라가불린(Lagavulin), 보모어(Bowmore) 등이 모두 아일레이 위스키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강한 피트향은 호불호가 갈리 때문에, 유명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아일레이 위스키를 타인에게 추천한다면 심한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알아두자. 아일레이 하면 스모키!

 

 

캠벨타운 스카치 위스키(Campbeltown Scotch Whisky)

캠벨타운은 과거 30개 이상의 증류소를 보유하여 스카치 위스키를 대표하는 지역이었으나, 현재는 3개 정도의 위스키 증류소만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스프링뱅크(Sprinbank)이며, 스모키하고 드라이한 향이 특징이다.

 

 

스페이사이드 스카치 위스키(Speyside Scotch Whisky)

스페이사이드 지역은 면적 대비 증류소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무려 60개 이상의 증류소가 활발하게 가동중이다. 증류소가 많은 만큼 다양한 개성의 위스키들이 존재한다. 다만, 대부분의 스페사이드 위스키는 피트향이 적거나 없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로랜드와 마찬가지로 위스키 입문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위스키들이 많이 있다. 세계 판매량이 가장 높은 위스키 브랜드들이 스페이사이드에 증류소를 두고 있다. 글렌피딕(Glenfiddich), 맥캘란(Macallan), 글렌리벳(Glenlivet), 달위니(Dalwhinnie) 등이다.

 

 

아일랜드(Islands)

아일랜드라는 구분 자체가 여러 섬의 통칭이기 때문에, 스카치 위스키 지역 표시를 할 때 아일랜드 스카치 위스키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Scotch Whisky Association에도 가입되지 않은 증류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증류소의 네임밸류가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하일랜드파크(Highland Park), 탈리스커(Talisker), 아란(Arran), 주라(Jura)가 모두 주변 섬에 자리잡고 있는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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