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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술신잡/위스키에 대하여

위스키 선물, 양주 선물. 어떤걸 해야 할까?

위스키 등의 고급 술을 구입하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다.

 

마시기 위해, 선물하기 위해.

 

마시기 위해 사는 술은 본인의 취향, 예산에 따라 적절히 구입하면 되지만, 선물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좋은게 아니라 남이 좋아야 하기 때문. 물론 선물은 그 마음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받는 사람이 좋아하면 더 좋은 것 아닐까?

 

그래서 술을 선물 할 때 참고하면 좋은 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소개는 위스키 중심으로!

 

 

 

결혼 전 인사, 예비 장인어른을 위한 선물일 경우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으신 분께는 : 무조건 유명한 고숙성의 블렌디드 위스키!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으신 분께는 : 고숙성의 싱글몰트 위스키! 혹은 전통주를 찾아라

 

장인어른께 선물하는 술을 고를 때는, 당연히 장인어른의 취향도 중요하지만 성향, 경제적 능력 등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고려 할 수는 없으니, 평소 위스키 등의 고급 증류주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얼마나 자주 드시는지에 따라 접근을 달리 할 수 있다. 물론 이 추천은 장인어른 뿐만 아닌, 같은 연배의 모든 분들께 해당한다(은사님, 팀장님 등등..). 우선 급한 분들을 위해 선추천 후이유로 적는 것이 좋겠다

 

1.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으시다면

 

  1) 예산이 넉넉할 경우(30만원 이상) : 로얄살루트(Royal Salute) 25년 이상, 발렌타인(Ballantine) 30

 

  2) 예산이 적당할 경우(10~20만원) : 로얄살루트(Royal Salute)  21, 발렌타인(Ballantine) 21, 조니워커(Johnnie Walker) 블루라벨

 

  3) 예산이 타이트 할 경우(10만원 이하) : V.S.O.P급 꼬냑(Cognac)

 

2.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으시다면

 

  1) 예산이 넉넉할 경우(20만원 이상) : 고숙성의 싱글몰트, 특히 스페이사이드 위스키. 혹은 X.O급 꼬냑

 

  2) 예산이 부족할 경우 : 전통주를 알아보자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으시다면

 

발렌타인 30년과 로얄살루트 21년. 모두 훌륭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다

 

평소 위스키를 많이 접하시지 않는 분일 경우는 무조건 네임밸류가 중요하다.

라가불린, 글렌모렌지, 아드벡 등은 위스키 매니아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위스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괜히 도전하지 말자. 평소 애주가이시나 그 주종이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이신 분께는 유명한 위스키가 가장 좋다.

 

유명한 위스키의 대표 주자는 로얄 살루트’, ‘발렌타인’, ‘조니워커세 가지다. 경우에 따라서 앞의 세가지 위스키보다 시바스리갈(로얄 살루트와 같은 회사지만)을 더 좋아 하실 수 있으나, 앞의 세가지 위스키가 더 안전하다. 세 가지 모두 블렌디드 위스키라는 점을 명심하자. 블렌디드 위스키는 싱글몰트 위스키에 비해 개성은 약하나 맛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적다. 그만큼 개성이 강한 싱글몰트보다는 안전하다.

 

브랜드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면 예산에 맞춰 숙성년도를 고르자. 아무리 위스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12년보다 30년이 비싼 것쯤을 알고 있다. 선물을 받는 분이 30년과 12년의 맛을 구분 할 수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눈으로 구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산에 맞는 최대한 오래 숙성한 위스키를 구입하자.

 

하지만 최소 숙성년도 21, 조니워커는 블루 라벨을 유지하자(참고로 조니워커는 피트향이 살짝 느껴지지만 강하지 않고, 네임밸류가 높기 때문에 추천한다) 중요한 분께 중요한 일로 드리는 선물인 만큼, 그 이름값이 떨어져 보이는 12, 17년 등은 자칫 선물하는 이의 성의마저 왜곡 할 수 있다. 만약 예산이 21년급을 사기에 부족하다면, 눈을 꼬냑으로 돌려보자.

 

대표적인 꼬냑(Cognac)인 헤네시와 까뮤의 V.S.O,P 라인

 

꼬냑. 그 이름만으로도 고급 술의 대명사인 술이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접해보기 쉽지 않은 술이다(꼬냑은 프랑스 꼬냑 지방에서 생산하는 브랜디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물로서의 가치가 크다. 물론 최상급 꼬냑은 고숙성 위스키와 가격이 비슷하지만, V.S.O.P급의 꼬냑은 10만원 이하로 구매 할 수 있다. 브랜드는 당연히 3대 꼬냑인 헤네시, 까뮤, 레미마틴 중에 고르는 것이 좋으며, 레미마틴 보다는 헤네시와 까뮤가 일반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니 참고하자.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깊으시다면

위스키를 좋아하시는 분께는 이름이 알려진 어떤 위스키라도 좋은 선물이 된다. 품질 높은 블렌디드 위스키도 당연히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보다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면 싱글 몰트 위스키를 추천한다. 위스키를 좋아하실수록 다양한 개성을 맛 볼 수 있는 싱글 몰트를 조금 더 특별한 선물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싱글 몰트 위스키를 선물 할 때는 두 가지를 기억하자. 취향을 모른다면 무난한 싱글 몰트를 선택 할 것, 숙성년도를 고려 할 것. 싱글 몰트는 그 개성이 강한만큼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위스키들도 있다. 예를 들어 라가불린과 같은 아일레이(Islay) 스카치 위스키의 경우, 특유의 피트향 때문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므로 선물 받으시는 분의 취향을 잘 모른다면, 상대적으로 무난한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위스키를 추천한다. 예를 들면 맥캘란, 글렌피딕, 글렌리벳 등등.

 

전 세계 Top Selling 싱글 몰트 위스키 중 하나인 글렌피딕의 30년 제품. 가격은 꽤 비싸다

 

, 숙성년도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흔히 말하는 입문용에 해당하는 Entry Level 제품은 피해야 한다. 오랫동안 위스키를 접해온 분들께는 선물이 주는 임팩트가 다소 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Entry 등급 보다 한 단계 윗 등급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만약 이러한 위스키를 고르는게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거나, 위스키 선물로는 만족을 주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꼬냑으로 눈을 돌려보자. 위스키에만 익숙한 분들께는 신선한 감동을 선사 할 수 있다. 물론 위스키에 일가견이 있으시다면 꼬냑 등급에도 눈이 밝으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등급은 X.O 등급 이상을 고르도록 하자.

 

그러나 고급 싱글 몰트 위스키나 X.O 등급 이상의 제품은 확실히 가격대가 높다. 예산이 타이트하다면 현실적으로 고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위스키 등의 서양 증류주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전통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좋다.

 

떠오르는 전통주 계의 강자 풍정사계. 왼쪽부터 춘,하,추,동

 

국내 전통주 시장은 나날이 성장 중이며, 현재는 선택지도 다양화되었고,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만찬주로 사용되었던 풍정사계의 풀세트를 구입한다든지(10만원 미만), 전통적으로 각광받는 제품인 이강주, 감홍로 등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0~30대의 친구, 남자친구, 남편을 위한 위스키 선물

 

싱글몰트를 선물하라!

 

젊은 사람에게, 그리고 편한 사람에게 위스키를 선물 할 경우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추천한다. 20~30대에게는 싱글 몰트가 제법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싱글 몰트가 적혀 있는 술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익숙한 것과 마셔본 것과는 별개. 때문에 상대방의 기호를 잘 모른다면 한 가지만 명심하자. 싱글 몰트를 선물하되, 피트향은 피하자.

 

피트향이 인상적인 아일레이(Islay)의 위스키들. 선물 시 주의하자[출처 : The Times, Whsky Review]

 

피트향이 적은 싱글 몰트 제품이라면 두 가지로 나뉜다. 아주 유명한 싱글 몰트 위스키거나,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싱글몰트 위스키거나. 물론 이름이 알려졌다라고 하는 것은 위스키에 대해 관심도가 낮은 사람 기준이다. 가장 안전한 선물은 역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위스키다. 싱글 몰트에서 세계 판매량이 가장 높은 글렌피딕과 맥캘란이 대표적이다. 숙성년수는 Entry Level 12년 혹은 NAS(Non-Age Statement, 숙성년도가 표기되지 않은 제품) 제품도 충분하다.

 

만약 위스키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선물한다면, 브랜드 영역을 조금 더 넓혀도 괜찮다. 글렌모렌지, 달모어, 달위니 등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제품들도 새로운 시도를 위한 좋은 선물이 된다. 단 이런 부류에게 주의 할 사항이 하나 있으니, 낮은 등급의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특히 올드한 이미지가 있는 시바스리갈)나 아메리칸 위스키(잭다니엘, 짐빔 등)는 환영 받지 못 할 수 있다.

 

만약 선물 받는이가 위스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깜짝 선물이 아니라면 물어보고 사는 것도 좋다. 그들 각자의 취향이 있기 때문. 물어보기가 여의치 않다면, 피트향이 적은 싱글몰트 위스키를 추천한다. 계속 강조하지만, 피트향이 풍부한 위스키는 호불호가 갈리므로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선물 시에는 조심하자!

 

Whisky Tasting Glass로 유명한 Glencairn의 잔. (11번가에서 판매중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위스키를 제대로 즐겨주기를 원한다면, 선물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줄 아이템이 있다. 바로 싱글몰트 테이스팅 전용 글라스. 흔히 말하는 튤립 잔이다. 선물 자체의 구성도 좋아질 뿐 아니라, 선물 하는 위스키의 맛 자체도 올려 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